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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가을야구에 운명이 걸린 사령탑들

매 시즌 감독의 경질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같다. 영예로운 은퇴나 프런트와 불화 등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경질되는 대다수의 감독은 성적 부진, 가을야구 진출 실패가 핵심이다. 그렇다면 올 시즌 운명이 걸린 감독은 누가 있을까. 감독이 물러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많은 돈을 투자해 좋은 선수를 영입했으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다. 이 사례에 해당하는 사령탑은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애런 분 뉴욕 양키스 감독, 존 슈나이더 토론토 블루제이스 감독이 대표적이다.다저스는 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 같은 슈퍼스타를 보유 중인데 겨우내 오타니 쇼헤이·야마모토 요시노부·타일러 글래스노우 등을 영입해 우승 0순위 후보로 꼽힌다.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실패로 간주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만, 올 시즌 우승에 실패한다면 그냥 넘어가기 어려울 거라는 시각이 절대적이다.분 감독도 지난해 거둔 82승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에이스 게릿 콜이 부상으로 두 달가량 결장하는 가운데 후안 소토를 영입한 상태. 올 시즌 팀 연봉이 3억300만 달러(4099억원) 안팎으로 뉴욕 메츠에 이어 메이저리그(MLB) 전체 2위다. 슈나이더 감독도 지난 두 시즌 팀을 포스트시즌(PS)에 올려놨지만, 가을야구에서 약했다.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2전 전패로 탈락했다. 팀 연봉이 2억2000만 달러(2977억원) 정도로 MLB 7위 수준. 올해는 더 높은 곳에 팀을 올려놔야 한다. 두 번째 사례는 투자 대비 기대가 높은 경우다. 2020년 사령탑에 오른 데릭 셀튼 피츠버그 파이리츠 감독은 매년 승수를 끌어올렸다. 2020년 0.317에 머문 팀 승률을 지난해 0.469(76승 86패)까지 올렸다. 리빌딩 팀답게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아서 팀 연봉은 29위 수준이다. 셀튼 감독이 맡은 지난 4년 동안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최하위 2번, 4위 2번이었다. 가을야구는 욕심일 수 있지만, 구단은 더 높은 순위를 기대한다.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도 쉽지 않은 시즌이다. 2019년 팀의 사상 첫 WS 우승을 이끌었지만, 지난해까지 4년 연속 NL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부상, 맥스 슈어저와 후안 소토의 트레이드 등 주축 선수의 이탈이 있었다. 그래도 팀은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판단할 수 있다. 마크 캇세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감독의 운명도 비슷하다. 올해 팀 연봉이 6000만 달러(812억원)로 오타니 한 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 2년의 성적(승률 0.270→0.309)은 팀의 바람과 거리가 멀다. 젊은 자원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오클랜드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어중간한 투자와 기대 속에 '시간을 충분히 받았다'고 평가되는 감독들이다. 부임하자마자 WS 우승(2018년)을 이끈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의 이후 성적은 기대를 밑돈다. 코라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팀이 그에게 책임을 전가할 거라는 설이 유력하다. 스콧 서비스 시애틀 매리너스 감독, AJ 힌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감독도 비슷하다. 구단이 투자를 안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리빌딩인 것도 아니다. 기대가 낮지도 않다. 나름대로 '이 정도는 해줬으니, 나머지는 감독이 좀 알아서 해달라'는 요구다. 시간도 충분히 줬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들에게도 가을야구 진출 여부는 향후 거취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명장도 언젠가는 물러서게 된다. 문제는 어떻게 물러나느냐이다. 과연 위기의 감독들이 어떤 운명과 마주할지 자못 궁금해진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4.12 01:08
프로야구

"손호영 안타 쳤나" 염경엽 감독이 윈-윈 트레이드 바라는 이유

"(손)호영이 안타 쳤나."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NC 다이노스전. 염경엽 감독이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대뜸 손호영의 소식을 궁금해했다. 염 감독은 "선발 라인업(지난 31일 사직 NC전 6번 타자 3루수)에 이름을 올린 건 봤는데"라고 말을 이어나갔다. LG는 지난 30일 내야수 손호영(30)을 롯데 자이언츠에 보내고, 우강훈(22)을 데려오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한동희의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좋지 않은 롯데가 내야 보강을 원해 LG에 먼저 손을 내밀어 이뤄졌다. 염경엽 감독은 "(김태형 감독의 손호영 트레이드 요청에 반대급부로) '우강훈 줄 수 있어'라고 했더니 첫 마디가 '에이씨'였다. 다음날에 '데려가'라고 하더라"며 "비시즌이면 절대 이뤄지지 않는 트레이드"라고 했다. 우강훈은 시속 150km를 던지는 군필 사이드암 투수이기 때문이다. 롯데가 시즌 초반 출발이 좋지 않고, 한동희의 부상 이탈로 우타 내야수에 대한 갈증으로 이뤄진 트레이드였다. 염경엽 감독은 "우강훈과 손호영 둘 다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O리그의 트레이드 활성화를 위해서다. 트레이드는 선수에게 새 길을 터주는가 하면 리그 흥행 요소이기도 하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단장 출신이기도 한 염경엽 감독은 프런트 총책임자로 트레이드 카드를 여러 번 맞춰본 적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는 추후 손익 계산서에 따른 냉정한 평가 탓에 KBO리그에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대형 트레이드'나 '빅딜'은 거의 없다. 그래서 염경엽 감독은 "손호영과 우강훈이 잘해야 트레이드가 좀 더 활성화된다. 우리나라는 (트레이드 결과를 의식해서 성사되기까지) 너무 힘들다"고 했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윈-윈 트레이드' 사례가 늘어나야, 트레이드 시장이 위축되지 않고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다. 손익 계산을 떠나 두 선수가 새 팀에서 자리 잡길 바란다. 염 감독은 "(손)호영이가 울면서 인사하러 왔다. 사실 혼도 많이 냈는데 호영이에게 '좋은 기회이니 꼭 잡아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LG는 구본혁이 내야 백업 1순위로, 이영빈도 시즌 도중 전역 후 합류 예정이다. 염 감독은 손호영이 롯데 이적 데부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는 소식에 "그럴 때 안타 2개는 쳤어야 하는데, 첫인상이 중요하니까"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염 감독의 바람을 들었는지, 손호영은 몇 시간 뒤 대전 한화 이글스전 8회 초 2사에서 결승타를 쳤다. 한화의 8연승 도전을 막는 한방이자, 롯데의 2연패를 끊는 결정타였다. 지난해 1군 데뷔전에서 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우강훈도 예정보다 빨리 1군에 등록됐다. LG는 2일 잠실 NC전에 앞서 백승현의 빈 자리에 우강훈을 불러올렸다. 염경엽 감독은 "원래 우강훈을 1군에 등록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코치진이 우강훈의 불펜 투구를 보고선 강력 추천했다. '(감독님) 그냥 (1군에) 등록하시죠'라고 하길래 넣었다"고 웃었다. 우강훈은 당분간 부담감이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경험을 쌓을 계획이다. 염 감독은 "나는 중간 투수가 필요했고 롯데는 우타 내야수가 필요한 상황이 맞아떨어졌다"면서 "어차피 1~2년 안에 우리 팀 승리조로 키워야 할 선수"라고 했다.이형석 기자 2024.04.03 11:26
메이저리그

어깨 통증 이탈한 '고스트 포크' 센가, 혈청주사 치료 시도...결장 장기화 가능성도

지난해 메이저리그(MLB)를 들썩이게 했던 센가 코다이(31·뉴욕 메츠)의 2년 차 출발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최근 그를 이탈하게 만들었던 어깨 통증 때문이다.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26일(한국시간) 센가가 오른쪽 어깨에 자가혈청주사(PRP)를 맞았다고 전했다. 센가는 이번 치료 후 3주간 투구 훈련을 중단할 예정이다.센가는 앞서 23일 어깨 통증을 느껴 훈련을 중단했다. 당시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사장은 "센가가 불펜 투구 이후 회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는 피로 증세라고 전했고 22일 MRI 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를 보고 내린 결정"이라며 "증상이 가라앉을 때까지 훈련을 중단할 예정이다. 일단 힘이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왔을 때 다시 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턴스 사장은 이에 따라 센가가 개막전 로스터 합류 대신 부상자 명단(IL)에 먼저 오를 것이라고 했다.센가는 이미 일본 프로야구 때 상당한 부상을 겪어봤던 투수다. 어깨 역시 그가 일본프로야구(NPB) 시절 겪어본 부상 부위 중 하나다. 자잘한 부상 때문에 기존 NPB 출신 에이스들보다 이닝 소화가 적었고, MLB 진출 역시 비교적 적은 5년 75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결정했다.하지만 데뷔 시즌인 지난해 성적은 대성공이었다. 29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8로 사실상 메츠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NPB 시절 리그 최고로 꼽히던 포크볼이 MLB에서도 통했다. 눈앞에서 공이 사라진다며 '고스트 포크'라는 극찬까지 얻었다. 올스타 선정은 물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과 신인왕 투표에서 각각 7위, 2위로 이름을 올렸다. 최고의 2년 차를 꿈꿨으나 시작부터 꼬이게 됐다. 어깨 부상이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장은 주사 치료로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시간도 걸리고, 실패 사례도 제법 있어서다. 선발진을 전면 재편 중이던 메츠로서는 계산이 복잡해졌다. 메츠는 지난해 살아있는 '전설'로 꼽히는 저스틴 벌랜더와 맥스 슈어저에게 최고 연봉을 주면서 선발진을 꾸렸으나 팀은 하위권에 추락했다. 메츠는 결국 두 투수를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맞춰 모두 트레이드시켰다. 센가가 1선발을 맡았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가 빠지면서 개막전을 호세 퀸타나, 루이스 세베리노, 션 머네아, 애드리안 하우저, 타일러 메길로 출발하게 됐다. 모두 기껏해야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4~5선발급 자원들이다.물론 메츠는 올 시즌 우승을 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센가 이탈 기간에 따라서는 더 빨리 시즌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26 09:13
메이저리그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잔류할 수 있는 3가지 이유...돈·친숙함 그리고 트라웃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29)의 계약 성사가 임박한 가운데 CBS스포츠가 LA 에인절스 잔류 가능성을 언급했다. CBS스포츠는 7일(한국시간) '오타니가 에인절스로 돌아갈 수 있는 3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오타니의 행선지를 예측했다. 이 매체는 ESPN 버스터 올니 기자가 최근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오타니가 루틴에 충실한 선수고, 에인절스만큼 자율성을 보장하는 구단은 없다'라는 전망을 소개한 뒤 "오타니는 커리어 내내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다. 효과적으로 투·타 겸업을 할 수 있을지, 최고의 선수로 올라설 수 있을지 의심 받았다. 그가 에인절스를 떠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모든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 매체가 내세운 '오타니 잔류' 배경 첫 번째는 에일전스의 투자 성향이다. CBS스포츠는 오타니에 대해 "야구 선수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수익 창출 능력에서 비견할 선수가 없다"라고 설명하며 "오타니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에인절스만큼 잘 이해하는 팀이 없다"라고 전했다. 에인절스 홈구장 에인절 스타디움에 일본 기업 광고로 빼곡한 점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이 매체는 그런 이유로 에인절스는 오타니 영입전에서 자금력으로 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앞서 조쉬 해밀턴·알버트 푸홀스·앤서니 렌던처럼 리그 정상급 선수를 잡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아르테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는 오타니를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에인절스에서 빅리그를 시작한 '원 소속팀'이라는 점을 어필하며 몸값을 낮추려는 움직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 매체는 "기꺼이 많은 금액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는 친숙함이다. 이 매체는 2000~3000만 달러 차이가 오타니 계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계약에 최초 5억 달러(6616억 5000만원) 이상 확보한 그가 5억 2500만 달러, 5억 5000만 달러 사이 차이를 두고 행선지를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CBS스포츠는 에인절스는 지난 6시즌 동안 에일전스에서 뛰며 그가 익숙해진 것들에 의미를 부여했다. 팀 문화, 동료, 도시, 여행 등 모든 요소를 언급했다. 오타니의 훈련 방식에 간섭하지 않고, 그저 믿어 주고 지원한 전력도 짚었다. 더불어 "다른 팀도 오타니에게 후한 대우를 하겠지만, 새로운 직장(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오타니는 분명히 애너하임(에인절스 연고 도시)에서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에인절스 간판타자인 트라웃의 존재를 언급했다. 오타니가 에인절스를 떠난다면, 가장 큰 이유는 팀 전력이 될 것이다. 오타니가 뛴 지난 6시즌 동안 에인절스는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CBS스포츠는 에인절스가 이번 윈터미팅에서 트라웃을 트레이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트라웃과 계속 다시 뛸 수 있는 점이 오타니에게 매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루 게릭과 베이브 루스, 조니 벤치와 피트 로즈, 윌리 메이스와 맥코비 처럼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원투 펀치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팀맨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사례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어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7 14:02
프로야구

[IS 이슈] 갑작스러운 신분조회 요청, 가능성 열고 움직이는 함덕주

국내 잔류와 미국 진출. 왼손 투수 함덕주(28)가 여러 경우의 수를 두고 움직일 전망이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함덕주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신분조회는 해당 선수를 영입하기 전 진행하는 사전 절차. 신분조회가 항상 실제 영입까지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자유계약선수(FA)인 그의 신분과 맞물려 거취에 관심이 증폭됐다.본지 취재 결과, 함덕주 측은 MLB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신분조회로 MLB 구단의 관심이 확인됐기 때문에 이 부분을 체크하면서 협상 테이블을 꾸릴 계획이다. 함덕주의 대리인(에이전트)은 김동욱 베이스볼인텔리전스 대표. 김동욱 대표는 긴 시간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임창용과 오승환 등의 MLB 진출을 이끈 경험이 있다. 미국 내 네트워크를 함덕주 계약에 활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함덕주의 신분조회 사실이 알려진 뒤 "실제 영입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2017년 11월 정의윤(당시 SK 와이번스·은퇴)의 사례가 함께 언급되기도 했다. 당시 정의윤은 양현종(KIA 타이거즈) 손아섭(당시 롯데 자이언츠·현 NC 다이노스)과 함께 MLB 신분조회를 받았는데 별다른 움직임 없이 잔류했다. 그해 타격 성적이 전년 대비(27홈런 100타점→15홈런 45타점) 크게 떨어져 신분조회 자체를 현장에서도 의문으로 받아들였다. 함덕주의 경우는 FA 몸값을 키우려는 지렛대로 활용하는 거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선수가 MLB 구단의 관심을 받는 게 알려지면 국내 구단과 잔류할 때 협상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국내 에이전트가 MLB 구단에 신분조회를 요청하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함덕주를 향한 MLB 구단의 관심도 어느 정도 느껴진다. 아예 없는 얘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함덕주는 올 시즌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잔부상을 털어내고 57경기에 등판,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5㎞/h 안팎에 형성되는데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워낙 뛰어나 타자가 체감하는 구속은 그 이상이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위력적이다. 함덕주 측은 "MLB 구단이 장난삼아서 신분조회를 요청하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함덕주는 국내 잔류도 고려하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연말 시상식마다 함덕주와 함께 FA로 풀린 임찬규를 가리켜 "모두 잡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협상에 진척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필요한 선수'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관건은 계약 조건이다. 함덕주는 2021년 3월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된 뒤 두 시즌 연속 잔부상에 시달렸다. 이 기간 연평균 17이닝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올 시즌에도 8월 말 팔꿈치 문제로 1군 제외돼 복귀 없이 정규시즌을 마쳤다. B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함덕주는 결국 내구성이 문제"라며 "이 부분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느냐가 계약 총액을 결정하는 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03 14:39
프로야구

[IS 포커스] 포스팅 고우석의 현실과 긍정 시그널

LG 트윈스 고우석(25)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가능성과 분위기는 어느 정도일까.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고우석의 포스팅을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지난 15일 MLB 구단의 신분조회 사실이 알려진 고우석은 LG 구단과 협의 끝에 빅리그 도전을 결정했다. 다만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아니어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 문을 두드려야 한다. 고우석은 MLB 사무국이 포스팅을 고지하면 다음 날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계약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MLB 도전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동갑내기 친구이자 처남인 외야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이정후는 키움 구단으로부터 포스팅을 허락받은 지난 1월부터 10개월 넘게 과정을 준비했다. 시즌 내내 해외 스카우트가 그의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고우석의 경우 해외 진출 의사가 강하지만, 당장 올 시즌 뒤 포스팅을 시도할 거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짧은 기한 내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 고우석은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포스트 오승환'으로 불리며 지난해 리그 최연소 40세이브(24세 1개월 21일)를 달성, 개인 첫 구원왕(42세이브)에 올랐다. 시속 150㎞가 훌쩍 넘는 강속구가 트레이드 마크.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고우석의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51.6㎞에 이른다. 구위형 투수로 이름을 떨쳤지만, MLB에선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고우석의 구위가 KBO리그에선 톱 클래스지만 MLB에는 워낙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가 많다. 구속에서 특별하게 강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빅리그 구단들이 고우석을 마무리 투수로 보고 영입하진 않을 거 같다. 다만 젊은 만큼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2016년 MLB에 진출한 오승환(현 삼성 라이온즈)의 첫 보직은 중간 계투였다.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NPB)를 거치며 아시아 대표 마무리로 이름을 떨친 그였지만 '괴물 투수'가 가득한 MLB에선 바로 뒷문을 맡지 못했다. 중간 계투에서 기량을 검증받은 뒤에야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중간 계투는 마무리 투수보다 계약 총액이 낮다. 여러 복합적 이유로 고우석을 향한 미국 현지 매체의 관심은 아직 미미하다. 공신력 높은 언론보다 팬 커뮤니티 중심으로 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 이마나가 쇼타(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비롯해 NPB 출신 선발 투수들의 포스팅이 순위에서 앞선다.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코로나 시대 움츠렸던 MLB 구단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오른손 불펜 레이날도 로페스가 애틀랜타 브레이스와 3년 총액 3000만 달러(390억원)에 계약했다. 로페스는 올 시즌 68경기에 등판, 22홀드 6세이브를 기록한 오른손 불펜 자원으로 연평균 1000만 달러(130억원)의 높은 연봉을 보장받았다. 송재우 위원은 "고우석의 관건은 (이적했을 때 LG 구단이 받을) 포스팅 비용"이라며 "과거 포스팅 금액 때문에 계약을 거절한 사례(김광현·SK 와이번스)가 있다. 구단이 허락하더라도 연봉 협상에서 틀어지기도 한다. 500만 달러(65억원) 정도면 선수는 가겠다고 할 텐데, 그 정도까지 제시할 구단이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29 05:01
메이저리그

NPB도 '선수 역수출'…통산 147홀드 철벽 불펜, 컵스행 임박

일본 프로야구(NPB)에서도 '역수출' 사례가 나왔다.미국 NBC스포츠는 26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가 NPB에서 왼손 구원 투수 에드윈 에스코바(31)를 영입하면서 불펜의 뎁스를 추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소식을 전하는 루이스 엔리케 모랄레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에스코바가 메이저리그(MLB) 계약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베네수엘라 출신 에스코바는 2017년 NPB에 입성했다. 첫 시즌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활약한 그는 시즌 중이던 7월, 트레이드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까지 7년 동안 NPB에서 뛰며 정상급 불펜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성적은 40경기 2승 1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55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NPB 통산 성적이 22승 23패 147홀드 평균자책점 3.17로 준수하다. 2021년과 2022년에는 2년 연속 30홀드를 달성하며 요코하마 불펜을 이끌었다. 왼팔 사이드암스로에 가까운 유형으로 시속 16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진다.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을 섞어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다. NPB 통산 39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이닝당 1개꼴인 탈삼진 383개를 기록했다. 에스코바는 텍사스 레인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을 거쳤다. 2014년 보스턴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 NPB로 이적하기 전까지 통산(2년) 1승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7.01을 기록했다. MLB 성적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마이너리그에선 잔뼈가 굵었다. 통산(8년) 158경기(선발 135경기)에 등판, 34승 48패 평균자책점 4.17로 활약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선정한 2014년 프리시즌 유망주 랭킹에서 56위로 뽑히기도 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26 18:24
프로야구

'김태형 감독 선임' 롯데, 성민규 단장과 결별 확정···4년 프로세스 마침표

롯데 자이언츠가 신임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면서 성민규 단장과 작별을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20일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으로 선임한다. 3년 총액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차기 단장은 선임 과정 중에 있다"며 교체를 공식화했다. 롯데는 2019년 가을, 성민규 단장을 파격 선임했다. 성 단장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이다. 30대 후반, 한국 야구와는 크게 인연이 없던 외부 인물을 영입해 변화를 꾀했다. 성민규 단장은 '프로세스'를 외치며 대대적인 구단 개혁에 돌입했다. 롯데는 당시 연봉 합계 1위였는데, 성 단장은 혹독한 '연봉 다이어트'를 추구했다. FA 시장에서도 소극적이었다. 당시 롯데는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후 안방 강화가 절실했다. 성 단장은 FA 시장에 나온 포수를 영입하지 않고,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지시완)을 선택했다. 또한 손아섭을 NC 다이노스에 뺏기는 등 2+2년에 영입한 안치홍을 제외하면 FA 계약에 소극적이었다. 감독과의 잡음도 자주 새어 나왔다. 성민규 단장이 직접 선택한 허문회 전 감독과 자주 마찰을 불러일으켰다. 공식 인터뷰를 통해 이런 문제가 반복됐다. 결국 허문회 감독은 2021년 5월 부임 1년 7개월 만에 경질됐다. 이어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아 정식 감독에 올랐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서튼 감독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다고 밝혔지만, 구단 고위층과의 마찰이 사퇴 배경으로 떠올랐다. 프런트의 잦은 개입에 대한 구단 내부의 반발과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성민규 단장은 재임 3년간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나서지 못했지만 롯데는 재신임을 선택, 다시 기회를 얻게 됐다. 모 그룹은 190억원의 유상 증자를 통해 전폭 지원했다. 롯데도, 성민규 단장도 '윈나우'를 외쳤다. 박세웅과 구단 첫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고, 유강남(4년 80억원)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4년 40억원)를 외부 FA 영입했다. 여기에만 260억원을 쏟아부었다. 롯데는 4월을 1위로 마감했다. 롯데가 시즌 1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선두에 오른 건 2012년 7월 7일 이후 3949일 만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롯데는 6월부터 곤두박질쳤고, 성민규 단장도 '위기'에 휩싸였다. 롯데는 7위로 정규시즌(68승 76패, 승률 0.472)로 마감했다. 감독 교체와 함께 단장 교체가 화두로 떠올랐다. 성민규 단장은 FA 영입 전략이나 협상 방식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포수 나균안의 투수 전향 성공 사례를 이끌었으나, 그 외 선수의 포지션 전향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재임 4년 동안 좋은 성적표를 남기진 못했지만 유망주 육성에선 성과를 남겼다. 나승엽, 김민석, 윤동희, 김진욱, 손성빈 등 고교 대어급 유망주를 잇달아 영입해 주축 선수로 길러냈다.그러나 결과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함에 따라 롯데는 +1년 계약이 남은 성민규 단장과 작별을 선택했다. 이형석 기자 2023.10.20 17:20
메이저리그

'우승 청부사' 맞아?…3년 연속 체면 구긴 슈어저, 텍사스 ALCS 3차전서 7연승 마감

터질 게 터졌다. 지난해 포스트시즌(PS) 충격패의 주인공이었던 맥스 슈어저(39·텍사스 레인저스)가 다시 붕괴해 팀의 PS 7연승을 끝냈다.슈어저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슈어저가 무너진 텍사스는 이후 추격에도 불구하고 끝내 분위기를 되찾지 못하고 5-8로 패했다.슈어저는 MLB 현역 선수 중 내로라하는 커리어의 에이스다. 사이영상 수상만 세 차례에 PS 경험도 풍부하다. 특히 지난 2019년 당시 소속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와일드카드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후 2021년 LA 다저스가 트레이드로, 2022년 뉴욕 메츠가 FA(자유계약선수)로 그를 '우승 청부사'로 영입했다. 올해 메츠 소속으로 시즌을 출발했던 그가 여름 텍사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것도 우승을 향한 텍사스의 갈망 때문이었다.그러나 슈어저는 '미션'을 완수하지 못했다. 앞서 부상 때문에 포스트시즌 초반 결장했던 그는 당초 예정 복귀일보다 빠르게 복귀 의사를 밝혔고, 결국 ALCS 3차전 등판을 예고했다. 텍사스는 앞서 2차전까지 두 경기에서 깔끔히 승리를 거둔 상황. 슈어저가 호투하면 그대로 시리즈 스윕승까지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슈어저는 이날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1회는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2회 2사 만루 위기 때 요단 알바레스에게 사구를 기록하더니 1사 후 카일 터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마우리사오 듀본에게 안타를 맞아 1사 만루까지 위기가 커졌다. 슈어저는 2사까지 잡았으나 폭투로 결국 선취점을 내줬고, 마틴 말도나도의 2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더 허용했다.슈어저의 부진은 예견된 일이나 다름 없었다. 올 시즌 우승 청부사로 텍사스에 이적했으나 평균자책점 3.77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4.32로 기량이 전성기에 미치지 못했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로 지난해부터 건강 이슈가 이어졌던 것도 컸다. 텍사스 이적 후 8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3.20 FIP 3.41로 성적이 좋아졌으나 부상 이슈가 되돌아왔다.최근 3년 모두 이름값을 못했다. 2021년 다저스 이적 후 와일드카드전 선발, 디비전 시리즈 선발과 마무리로 활약했으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4와 3분의 1이닝 투구에 그치더니 막판 등판 불가를 밝혀 다저스의 탈락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메츠로 이적한 지난해에는 와일드카드 1차전에 나와 4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4피홈런) 4탈삼진 7실점이라는 충격적인 기록까지 남겼다. 이어 올해까지 부진이 이어지면서 우승 청부사의 체면을 구겼다.휴스턴과 달리 텍사스 타선은 4회까지 좀처럼 득점하지 못했다. 5회에야 나다니엘 로우가 첫 안타를 친 후 조시 영의 우중간 투런 홈런이 나왔다. 영은 7회에도 투런 홈런을 기록, 2011년 ALCS 2차전 넬슨 크루즈 이후 12년 만의 PS 멀티 홈런을 친 텍사스 타자가 됐다. 영의 활약에도 텍사스가 승기를 되찾는 일은 없었다. 텍사스는 두 번째 홈런이 나오기 전인 7회 초 1사 1·2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한 윌 스미스가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내줬다. 이를 알바레스가 중전 적시타(2타점)으로 잡았다. 영이 홈런을 친 후인 8회 초에도 존 그레이가 1사 1·3루 위기 때 제레미 페냐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8회 말 아돌리스 가르시아도 적시타를 쳤으나 점수 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텍사스는 이날 패배로 와일드카드 1차전부터 이어오던 PS 연승 행진을 7경기에서 마감했다. 지난해 우승팀이자 텍사스와 지구 우승 경쟁에서 이겼던 휴스턴은 일단 1승 2패를 기록하며 일방적이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MLB PS 역사 상 7경기 시리즈에서 2패 뒤 3차전을 이긴 팀들이 시리즈에서 승리한 사례는 26%(50회 중 13회)에 그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9 12:43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투자 대비 빵점 샌디에이고의 추락

전설적인 영국 록 밴드 비틀스의 명곡 중 '캔트 바이 미 러브(Can’t buy me love)'라는 노래가 있다. 해석하면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다'라는 의미인데 우승을 돈으로 사기 어렵다는 점에서 야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지난겨울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주목 받은 팀은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계약 및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개막전 당시 두 팀의 선수단 면면은 화려했다. 가히 '올스타 군단'으로 불러도 손색없었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한 달도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 메츠와 샌디에이고의 상황은 비참함 그 자체다. 포스트시즌(PS) 진출 경쟁에서 멀어졌다.올 시즌 메츠는 11일(한국시간) 기준으로 승률 0.458(65승 77패)에 불과하다.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4위인 메츠는 지구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승차가 무려 28경기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메츠의 PS 진출 확률은 1%가 되지 않는다.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선발 원투 펀치 저스틴 벌렌더(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맥스 슈어저(텍사스 레인저스)를 내보내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샌디에이고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같은 후반기 대반전을 기대했지만, 67승 77패로 승률이 0.465에 머문다. NL 서부지구 4위로 지구 선두 LA 다저스와 승차가 21경기다. 메츠와 마찬가지로 PS 진출 확률은 1% 미만이다. 메츠보다 승률이 약간 높지만, 시즌 포기를 늦게 선언한 탓에 트레이드 마감일에 유망주조차 얻지 못해서 울상이다.뉴욕 양키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부진도 인상적이지만 샌디에이고의 실패가 더욱 눈에 띄는 건 승률과 따로 움직이는 수치 때문이다. 평균 선수 대비 얼마나 잘했는지 알 수 있는 wRC+ 그리고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샌디에이고는 리그 톱10에 든다. 평균 대비 아웃 카운트를 더 잡아낸 수비 척도인 OAA는 상위 5위에 포함한다. 특히 선발 평균자책점이 3.84로 NL 1위다. 예상 승수를 예측하는 피타고리안 수치를 고려하면 파드리스의 승리는 77승 안팎이어야 한다. '예상 승룔'로는 치열하게 상위권 경쟁을 해야 하는데 샌디에이고의 현실적인 성적표는 낙제 수준이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팀 부진에 대해 "타이밍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이기는 경기에서 점수를 많이 내고 정작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선 침묵하거나 하는 '엇박자'를 의미하는 뉘앙스다.적절한 예시는 연장 승부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는 연장전에서 0승 11패를 기록 중이다. 이는 1969년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12패를 당한 이후 최다 패. 샌디에이고의 연장전 타율은 0.160에 그친다. 반면 연장전 팀 불펜 피안타율은 0.405에 이른다. 적게 득점하고 많이 실점하니 연장전에서 이길 도리가 없다.그뿐만이 아니다. 1점 차 승부에서 올해 6승 22패로 부진하다. 여기에 불펜의 승계주자 실점률이 리그 최하위 수준. 경기 후반 타이트한 상황의 성적도 아쉽다. 경기 후반인 7회부터 2점 차 이내의 치열한 상황에서 파드레스의 팀 타율은 0.194에 그친다. 주전 선수 중 타율 0.200이 넘는 선수는 김하성·후안 소토·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3명뿐이다. 이런 상황에 시즌 막판까지 이어지니 멜빈 감독이 타이밍을 운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샌디에이고가 시즌 중반 백기를 들었다면 단장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의 교체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몰아붙였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번 겨울 '파이어 세일'을 하지 않는 한 샌디에이고는 내년에도 반드시 성적을 올려야 한다.투자를 많이 하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실패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이번 시즌 여실히 드러났다. 결국 야구에서는 '캔트 바이 팬스 더 타이틀(Can’t buy fans the title)'인가 보다. 팬들에게 우승을 사줄 순 없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3.09.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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